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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어떻게 살지? 일이 안 들어오면 어떻게 하지?’ 최재식 2020-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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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어떻게 살지? 일이 안 들어오면 어떻게 하지?’
 

이 생각은 접어두고, 그저 ‘오늘 하루 말씀 한 구절이라도 순종하며 살았나?’에만 집중하자.

 

당시 우리는 통장 잔고 0원에 고정 수입이 제로인 상태에서 요양 생활을 시작했다.

다행인 것은 그즈음부터 두란노에서 여러 일을 맡겨주었다는 점이다.

 

결혼과 동시에 규장출판사와 함께 자서전 작가로서의 일을 시작하여 비교적 활발하게 활동했지만, 남편 사역 차

대전과 인천을 오가는 동안 자연스럽게 모든 일이 끊긴 상태였다.

그런데 두란노에서 교정 교열과 자서전 구술 등을 활발하게 맡겨주면서, 나는 그 원고료를 받아 생활비를 쓸 수 있었다.

 

프리랜서 작가의 특성상 다음 일을 기약하지 못한다는 단점도 있었지만, 어느 작은 교회에서 수요예배를 드리며 다짐한 대로

나는 그저 필요할 때마다 일이 주어짐에 감사하고 하루하루 필요한 양식을 먹을 수 있음에 기뻐하며 살기로 했다.

내일 어떻게 살지? 내일 일이 안 들어오면 어떻게 하지?’라는 생각은 접어두고, 그저 ‘오늘 하루 말씀

한 구절이라도 순종하며 살았나?’에만 내 모든 생각의 방향을 집중하기로 한 것이다.

 

생각이 여러 갈래로 복잡하게 뻗어 나가는 내 사고구조의 특성상, 그렇게 생각의 가지치기를 하며 삶을 단순화하는

훈련에는 많은 유익이 있었다. 무엇보다 쉬고 있어도 차도가 별로 없는 남편을 봐도 그전처럼 마음이 무겁게 내려앉지 않았다.

그 덕분에 나는 명랑한 아내로 살 수 있었다.

돈이 아쉬웠던 시절이라 재정 문제 역시 말씀대로 순종하며 풀어가고 싶었다.

이를 위해 자서전을 써서 목돈을 받으면 십일조를 떼어 미자립교회로 보냈다.

한 주간 생활비를 아껴 쓰다가 매주 예배드리러 교회에 가면(당시 우리 가족은 매주 서울경기 지역의 교회들을 순방하며 지냈다),

지갑에 남은 돈이 만 원이든 이만 원이든 탈탈 털어 감사헌금으로 내고 오기도 했다.

 

율법적인 원칙을 지키려고 그런 것은 아니었다.

하나님의 돌보심 없이는 단 하루도 연명할 수 없는 우리의 가난한 처지를 잘 알았기 때문이었다.

어차피 우리 힘으로 살길이 없으니 좀 더 하나님을 의지하고, 하나님이 주시는 양식만을 먹고 하루하루 살겠다는

내 마음의 중심을 나는 그렇게라도 표현하고 싶었다.


그렇게 우리 집 곡식 창고의 바닥이 다 들여다보이는 가난한 시절을 보내면서야 나는 알았다.

일해서 통장에 들어오는 수입도, 먹기 위해 슈퍼마켓에서 사들였던 고기 한 근도 사실은 그 공급처가 하나님이셨음을. 

통장에 백만 원의 여윳돈이라도 있을 때는 그 돈에 눈이 멀어 공급자 하나님을 보지 못했다.

소속된 직장에서 일정하게 들어오는 돈도 없고, 집안의 냉장고도 비었으며, 통장에 잔고마저 없어 보니 그제야 비로소 일을

주시는 분도 하나님이시고, 먹을 것을 공급하시는 분도 하나님이심이 보였다.

 

가난의 축복은 바로 그것이었다.
공급처 되시는 하나님을 선명하게, 너무도 선명하게 보게 된다는 것.

 

2007년 9월, 주변에 의지할 일가친척 하나 없는 변두리 한 모퉁이에서의 요양 생활은 그렇게 하늘 문을 열어

양식을 보내주시는 하나님의 은혜로 풍성하게 지낼 수 있었다. 

“엄마, 오늘은 고구마랑 배가 하늘에서 뚝 떨어졌어요.” 큰아들의 얘기에 영문을 모르는 작은아들이 고개를 갸우뚱했다. 

“아니야, 형아. 이거 내가 농장에서 받아온 거야.”

“아, 그러니까. 하나님이 우리한테 주시려고 너를 농장에 보내셔서 하늘에서 떨어진 고구마랑 배를 가져오게 하신 거야.”

“아, 그런 거야?”

 

재물 얻을 능력을 주신 분도 우리 주님이시기에 형제가 나누는 얘기에 우리 부부는 빙긋이 웃으며 서로를 바라보았다.

열린 창문 너머로 보이는 가을 푸른 하늘이 우리 가족을 주목하여 보는 듯했다.

 

- 나는 같이 살기로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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