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양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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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자신이 점점 작아지는 것 같아요… 최재식 2017-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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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자신이 점점 작아지는 것 같아요…

성화는 결국 내가 점점 죽어가는 것이다.

 

《같이 걷기》 책을 탈고하고 몇 달 후, 독일에 집회 차 다녀올 일이 있었다.

그 때 집회를 마치고 하루 시간을 내서 바실레아 슐링크 여사(M. Basilea Schlink)가 일구고

사역한 공동체 마을인 ‘가나안’을 방문했다.

 

그 마을 한가운데는 기도 동산이 있었다.

예수님의 수난을 그린 7개의 장면이 곳곳에 부조(浮彫)로 새겨져 있었는데, 그 사이로 난 길을

따라 걸으면서 그 장면들을 묵상하고 기도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었다.

나도 기도하는 마음으로 예수님의 수난 장면을 목도하며 그 길을 따라 걷고 있었다.

그런데 문득 내게 다가오는 한 장면이 있었다.

 

내가 경험적으로 고백하는 성화는 결국 내가 점점 죽어가는 것이다.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내려져 땅에 뉘어진 것을 묘사한 부조였는데, 그곳에서 특히 예수님의 발이 눈에 들어왔다.

예수님의 발에 십자가 못자국이 크고 거칠게 도드라져 있었다.

'아, 예수님의 발도 예외가 아니었겠구나!’

 

그동안 예수님의 고난을 묵상할 때 예수님의 발이 받은 고난에 대해서는 생각해보지 못했다.

그때 예수님께서 내 마음에 대고 말씀하시는 것같이 생생한 음성이 들려왔다.

‘내가 너와 함께 걷고 있는 발이 바로 이 발이란다.’

예수님이 그 상처 난 발로 나와 함께 걸어주신 것이다.

그 짧은 순간에 내 삶 전체가 한 덩어리처럼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아! 당신이 그 발로 고비고비를 나와 함께 걸어주신 것이지요!’

 

돌아보니 내 삶의 언저리에 나의 희생처럼 보이는 것들이 있었다.

다른 사람들은 그것이 내가 주님을 위해 희생한 흔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것은 나와 함께 걸어주신 예수님의 발에서부터 시작된 것이었다.

그것은 바로 예수님이 나를 대신해서 흘려주신 피였다.

 

그분과 같이 걷는 삶에서 나는 나 자신이 점점 작아지는 것을 경험한다.

그래서 그분과 함께한 여정에는 결국 그 발자국만 남게 되는 것이다. 실은 그것이 ‘성화’(聖化)이다.

사람들은 성화에 대해서 자신이 점점 인격적으로 성숙해지고 멋있어지고 매력적으로 변화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내가 경험적으로 고백하는 성화는 결국 내가 점점 죽어가는 것이다.

그곳 가나안 마을의 예배당에 벽화 하나가 있었는데, 어린 양이 목에 칼을 맞아 피를 쏟아내는 장면이었다.

 

이 장면을 보면서 나는 울컥하고 말았다. 그 그림 앞에서 나는 예수님이 피 흘리신 그 길을 좇아가는 것,

그것이 성화의 핵심임을 고백했다. 성화는 강압적인 훈련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아브라함 역시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을 통해 자연스럽게 그의 옛 모습이 조금씩 자취를 감추게 되었다.

 

자신이 세상의 중심으로 살았는데 하나님과 점점 친밀한 관계를 맺음으로써 자신은 죽고

그분이 내 삶에 드러나는 것, 그것이 성화인 것이다.

 

- 떠남 (2013 올해의 신앙도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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