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을 살리는 말, 죽이는 말 | 최재식 | 2017-03-0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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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을 살리는 말, 죽이는 말 청소를 하는 척하면서 협조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나무랐더니 오히려 저보고 잘난 체 한다고 비난을 했습니다. 언성을 높이며 싸우다 너무 화가 나서 한 번도 입 밖으로 내뱉은 적이 없는 욕을 했습니다. 순간 뺀질거리던 그 친구보다 내가 뱉은 욕설에 너무 놀라 싸울 수가 없었습니다. 주변에서 나도 모르게 들어왔던 수많은 욕설들이 내 안에 잠재해 있었던 데다 분노와 미움까지 차올랐기 때문입니다. 상대를 향해 던진 욕설에는 내 안의 적의와 살기도 담겨 있었습니다. 그때 ‘아하, 이래서 살인도 하는구나’ 하는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말로 한 맹세는 문서화된 계약서가 없어도 반드시 지켜야만 했고 지키지 못하면 목숨과 바꿔야 했습니다. 그 말씀이 인간의 육신을 입고 이 땅에 오신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이 세상에 생명으로 오셨습니다. 그러므로 그분의 말씀은 생명입니다. 같은 이치로 말은 말하는 자의 생명과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생각을 갖고 성경을 읽을 때, 쓰인 모든 하나님의 약속이 우리에게 생명이 돼 다가옵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우리에게 성육신이 돼 생명으로 우리와 함께 있는 것입니다. 말이 아니라 하나의 비명이자 절규요, 폭력으로까지 느껴집니다. 그 속에는 생명도 없고 말하는 이의 얼도 담겨 있지 않습니다. 이런 세상에서 서로의 약속이 지켜지길 바라는 것은 무리일 것입니다. 자기주장과 그것을 포장하는 거짓의 말들과 상대를 헐뜯고 공격하는 말들이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경쟁과 비교 속에서 좌절을 겪은 세대의 분노가 가득 찬 세상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안에 있는 생명을 이끌어내는 말을 나눠야 합니다. 진실한 생명을 보듬은 말은 죽음의 위기에 처한 사람을 살릴 수 있습니다. 그때 이 세상은 폭력과 죽음의 문화에서 서로를 살리는 문화, 생명을 보듬는 생명의 문화로 변화될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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