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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는 비교가 아니다. 최재식 2020-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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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는 비교가 아니다.

한 번에 싹 낫는 것도, 하루에 혹은 한 달에 머리카락 한 올만큼씩 회복되는 것도 은혜다.

 

조 목사님도, 민성이도, 하루아침에 병이 싹 나으면 너무나 좋겠지만, 그리고 하나님은 때로 그렇게도

역사하시지만, 만약에 그렇지 않더라도 하나님은 날마다 머리카락 한 올만큼씩 낫게 하실지도 몰라.”

 

그 얘기를 듣는 동안 나는 문득 친구의 머리카락에 눈길이 머물렀다.

그러고 보니 이 친구, 처음 항암 6차까지 받았을 때의 민머리에서 벗어나 예쁜 단발머리가 되어 있었다.

그 혹독한 시간을 보내면서 언제 저렇게 머리카락이 자라났을까?

 

잠시 생각에 잠긴 내게 친구가 이어서 말했다.

“두 번째 수술을 받고 났을 때, 하나님께서 내게 은혜를 입은 자야’ 하시더라고.

그 음성을 듣고 ‘내 병이 다 나았나?’ 했어.

그런데 아니잖아. 나는 암 병동에서도 지극히 심각한 사람 중 하나였잖아.

 

수술받느라 갈랐던 배가 아무는 데도 너무나 오래 걸렸고. 그때 내 옆 침대에 누워 있던 어떤 사모님이

 ‘장로님,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저는 완전 초기일 때 암이 발견되었고, 덕분에 깨끗하게 제거되어서

재발 위험도 별로 없대요. 하나님의 은혜예요’ 이런 통화를 하시더라고.

 

그 말을 옆에서 듣자니 눈물이 막 쏟아지더라. 하나님께 물었어.

‘하나님, 저런 게 은혜지요. 암이 발견되더라도 초기에 발견되고 치료를 해도 싹 낫는 거.

나는 말기일 때 암이 발견된 데다가 치료도 더딘데 왜 제게 은혜를 입은 자라 하시나요?’


그런데 이제 와서 그 답을 알겠는 거야. 은혜는 비교가 아니라는 거지.

그 사모님처럼 한 번에 싹 낫는 것도 하나님의 은혜고, 우리처럼 하루에 혹은 한 달에 머리카락

한 올만큼씩 회복되는 것도 하나님의 은혜인 거야.”


은혜는 비교가 아니라는 거지. 지금도 하나님은 나를 보살피시니까. 

그 말에 전적으로 수긍이 갔다.

 

지난 세월, 하나님은 우리에게 날마다 이슬 같은 은혜를 주셔서 간신히 목을 축이게 하실 뿐이었다.

그러다 거의 죽을 지경이 될 때 오아시스를 만나 벌컥벌컥 물을 들이키게도 하셨다.

그렇게 매일 내려주셨던 이슬도 은혜, 그러다 마침내 도달했던 오아시스도 하나님이 우리에게 내려주신 소중한 은혜였다.

 

“나 같은 암 환자들은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있어. 아니, 더 정확히 말하면 죽을 때 겪게 될 고통에 대한 두려움이 크지.

그런데 얼마 전, 암에 걸리신 어떤 권사님이 임종하실 때 마치 천사를 본 듯 아무 고통 없이 미소 지으며

곱게 떠나셨다는 소식이 들리는 거야. 그 소식을 듣고 위로를 받았어.

 

하나님이 나를 데려가실 때도 그렇게 데려가셨으면 좋겠다, 그런 은혜가 임했으면 좋겠다 했지.

그런데 며칠 전에 우리 딸이랑 《교회 오빠 이관희》(오은주이호경, 국민일보) 책을 사다 봤거든.

이관희 집사님이 몰핀 진통제를 먹으면 정신이 흐려져 성경책을 읽을 수 없으니까 몰핀을 끊고 통증을 견디며

마지막 시간을 보냈다는 얘기가 나오더라고. 나한텐 충격이었어.

 

나도 이렇게까지 말씀을 사모할 수 있을까? 나한테 그런 통증이 찾아온다면 견딜 수 있을까?

하나님은 왜 그분에게 통증 없는 마지막을 주지 않으셨을까?

책을 읽으면서 비로소 알겠더라.

 

얼마 전에 떠나신 권사님처럼 아무 통증 없이 죽음을 맞는 것도 은혜지만, 이관희 집사님처럼

통증을 견디며 죽음을 맞게 하시는 것도 하나님의 은혜구나.

 

한 번에 낫는 것도 은혜, 병이 머리카락 한 올만큼씩 낫는 것도 은혜이듯이.

그러다가 언젠가 병이 완전히 낫는 것도 은혜, 병이 안 나아 고통도 없고 눈물도 없는 하나님의 집에

우리를 데려가시는 것도 은혜인 거야. 나는 그런 하나님의 은혜를 입은 자였어.

그래서 하나님이 내게 ‘은혜를 입은 자’라고 말씀하셨나봐.”

 

친구의 그 말에 나는 고개까지 끄덕이며 말했다.

“맞아, 아멘이다. 정말.”

 

- 나는 같이 살기로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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