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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집을 버리면 가벼워진단다. 최재식 2019-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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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집을 버리면 가벼워진단다.
 

가벼운만큼 자유해지고...

 

다윗이 골리앗에게 다가가자



골리앗은 그의 얼굴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골리앗 눈에 비친 다윗은 거친 전장과는 어울리지 않는,
앳되고 곱상한 외모의 청년이었다.

 

그 블레셋 사람이 둘러보다가 다윗을 보고 업신여기니
이는 그가 젊고 붉고 용모가 아름다움이라
사무엘상 17:42

 

고려 말 우왕 시절 이성계는
황산대첩에서 왜구를 물리치고 크게 승리했다.
하지만 과정이 만만치 않았다.

당시 왜구의 수장은 ‘아지발도’라는 인물이었는데
15,16세로 보이는 외모를 가진 미소년이었다고 한다.


고려의 장수들은 ‘젊고 붉고 용모가 아름다운’ 그를 우습게 여기고
단독으로 그와 맞섰으나 신들린 창검술에 혼비백산하고 말았다.

결국 이성계와 그의 부하장수가 화살로 협공하여
힘겹게 쓰러뜨렸다고 하니,
외모적 편견이란 이처럼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초월하기가 쉽지 않은 법이다.

 

그렇다면 외모란 것이 이렇게 인물의 수려함만을 의미할까…?

외모란 본질적으로,
한 사람이 가진 조건이나 환경까지도 그 의미에 포함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자문해봤을 때
우리에게는 어떤 외모적 편견이 존재하고 있을까?
나는 ‘나이’
나이가 그 중요한 편견 중 하나였던 것 같다.

 

몇 년 전 선교지에서 영어권 서양인들과 함께 사역한 적이 있었다.
이들 중 대다수가 20대 초반의 청년들이었다.
한국에서는 형, 동생 사이도 될 수 없는,
최소 열 살 이상 차이 나는 ‘어린 친구들’이었다.
나는 속으로 그들을 업신여겼다.


그야말로 ‘젊고 붉고 용모가 아름다운’ 친구들을 보며
‘저 어린 애들이 무슨 선교를 할 수 있을까?’ 속으로 생각했다.
그렇게 같이 일하기를 몇 주,
급기야 불편한 순간들이 찾아오기 시작했다.
“헤이 피터!”

그 순간이란 바로 ‘피터’(나의 영어식 이름)라고 이름만 부르며,
이 친구들이 나를 이리저리 손가락으로 지시하던 순간들이었다.
정말이지 피가 거꾸로 솟는 것 같았다.
‘이 어린 놈의 새끼들이…’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솟구쳤다.

 

그들은 정말 내 나이 따위는 신경 쓰지 않았고
내 경력도 개의치 않았으며 성별도 따지지 않았다.
그들에게 나는 그저 ‘피터’Peter일 뿐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 당연한 일이었지만….

그렇게 피가 거꾸로 솟구치기를 수차례.
피가 솟구칠 힘도 욕을 곱씹을 힘도 사그라들자
마음이 비워지기 시작했다.
‘나이가 대체 뭐라고…’ 하는 마음이 들었다.

 

마음이 비워지자 이전엔 너무 중요했던 호칭들이
더 이상 의미를 갖지 않기 시작했다.
그들이 불러주는 이름으로 나를 인식했다.


경력이나 나이를 떠나 그냥 한 사람으로….
나이에 맞지 않는 실수를 해도 창피함을 느끼지 않았다.
모르는 것은 그냥 모른다고 말해도 됐다.
연장자이기 때문에 참거나 양보할 필요도 없었다.
그저 ‘나 자신’으로 존재하면 됐으니….

 

내가 보는 것은 사람과 같지 아니하니
사람은 외모를 보거니와 나 여호와는 중심을 보느니라
사무엘상 16:7

 

나 자신을 그렇게 바라보자 타인도 그렇게 보이기 시작했다.
나이나 사회적 위치를 떠나 있는 모습 그대로
하나님 앞에 선 한 명의 사람으로….


막상 적응이 되니 생각보다 편안한 점이 많았다.
좀 더 가벼워지고 자유해지는 것 같다고나 할까….

결과적으로 어린 친구들에게 한 방 먹은 느낌이다.
비록 돌로 맞은 건 아니었지만….

 

- 왕이 된 양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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