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미·고·잘’ | 최재식 | 2017-08-1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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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미·고·잘’ 노인이 되면 말을 하고 싶은데 들어주는 이가 없다. 그런데 스피치 학원에서 말할 기회를 주니 얼마나 좋은가. 3분 스피치 후 피드백으로 코칭을 해주는데, 서로 먼저 발표를 하려고 경쟁을 벌인다고 한다. ‘손주에게 옛날이야기 해주는 법’ ‘젊은이들과 대화하는 법’도 가르치는데 반응이 좋다고 한다. 가을에는 가족들을 초청해 발표회도 가진다고 한다. 여러 모로 좋은 사업인 것 같다. 요즘 부쩍 ‘어떻게 하면 말을 잘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많이 해온다. 말을 잘한다는 건 꼭 해야 할 말을 상대방이 가장 필요로 할 때 하는 게 아닐까. 바꿔 말하면 말을 잘 못하는 사람은 ‘그 말이 필요한 순간에 그 말을 하지 않는 사람’이다. 그러니 다른 사람들과 관계가 삐걱거릴 수밖에 없다. “반갑습니다” “미안합니다” “고맙습니다” “잘하셨습니다”의 약자다. 이 네 마디를 적시에 적절히 사용하다보면 진짜 말을 잘하는 사람이 될 수 있다. 사람의 이름을 불러가며 인사를 나눈다. 군대나 학교에서는 아랫사람이 먼저 인사를 한다. 그래서 먼저 인사하는 걸 꺼리게 된 건 아닐까. 뜻밖에도 인사를 나누지 않고 사는 이들이 많다. 인사는 타이밍을 놓치면 그다음 말 걸기가 참 쑥스러워진다. 인사는 먼저 본 사람이 먼저 하면 된다. 상대방 이름도 불러주고 뭔가 좋은 이야기도 한마디를 붙여주면 좋은 인사가 된다. “반갑습니다. 김하나씨, 오늘 머리 하셨네요?” 이런 식이다. 그것이 쌓여 사람과 사람 사이에 벽이 된다. 사과는 이미 베어 먹은 입 안의 것을 기꺼이 내뱉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이지만, 두 사람의 관계에 새로운 계기를 마련해주기도 한다. 유감, 책임, 보상, 뉘우침, 용서의 요청 단계로 높아져야 한다. 또 “미안합니다”보다는 “발을 밟아서 미안합니다”처럼 구체적이어야 한다. 같은 잘못을 반복하며 같은 사과를 반복하는 것은 최악이다. 그 사람에게 베풀기 꺼려진다. “다시 해주나 봐라. 고마운 줄도 몰라!” 이런 말을 우리는 얼마나 자주 하며 사는가. 고마울 때는 때를 놓치지 말고 표현을 해야 한다. 무엇이 구체적으로 고마운지도 함께. 내게 벌어지는 숱한 고마운 일들을 작은 노트에 제목만이라도 기록해보자. 그리고 감사하자. 감사는 감사를 낳는다. 다른 사람이 이룬 크고 작은 성과를 인정해주는 것이 바로 사랑이다. 칭찬이나 격려는 “참 잘했어요”라는 스탬프처럼 사람을 신나게 해준다. 지금 옆에 있는 사람의 행동을 잘 관찰해보자. 그리고 엄지를 펴 보이며 “잘했습니다!” 인정하고 칭찬해주자. 진심이 담기지 않은 상투적인 칭찬, 사람을 다루려고 하는 칭찬은 반감을 줄 수 있다. 그리고 칭찬은 공개적으로 하지만, 꾸중은 비공개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 뜻밖에 하는 칭찬, 물질적 보상이 따르는 칭찬은 사람을 감동시킨다. 이 가운데 ‘미안합니다(회개)’와 ‘고맙습니다(감사)’는 하나님께서 가장 귀하게 여기시는 말이다. 이런 말을 자주 적절하게 사용하는 것이 진정 말을 잘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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