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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자비(無字碑)를 아십니까? 최재식 2017-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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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자비(無字碑)를 아십니까?

- 최요한 목사 (남서울비전교회)

이 땅에 사는 사람은 누구든지 인생을 마치는 때가 온다. 
세상을 떠나게 되면 원하든 원치 않든 그 사람에 대한 평가가 있게 된다. 

‘좋은 사람이었다. 나쁜 사람이었다.’ 
‘위대한 사람이었다. 보통 사람이었다.’
‘반드시 필요했던 사람이었다. 없으면 더 좋을 사람이었다.’ 
‘업적이 너무 많은 사람이었다. 업적이 하나도 없는 무익한 사람이었다.’ 

만약, 적지 않은 생애를 살았음에도 기록할 만한 선한 일이 하나도 없었다면, 그처럼 불행한 사람은 없다고 본다. 
더욱이 한 나라를 통치하는 왕으로서 업적은 하나도 없이 사치와 방탕, 향락으로 일생을 보내다, 
그것 때문에 국가가 멸망하였다면, 그 사람은 태어나지 않은 것이 더 좋을 뻔 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의 역사를 보면 실제로 그런 황제가 있다. 

중국 명나라의 13대 황제인 신종 만력제(1563-1620)가 바로 그 사람이다. 
북경에서 북쪽으로 약 60km 정도 떨어진 장평현이라는 곳에 명나라 황제 13인이 묻혀있는 13왕릉이 있다. 
13왕릉 가운데 3대 영락제의 장릉과 13대 만력제의 정릉이 일반에게 공개되어 있는데, 
장릉이 외관만 공개되어 있는데 반해, 정릉인 만력제의 묘는 내부까지 관광객들이 들어갈 수가 있다. 
그 정릉 입구에 커다란 비석이 하나 있는데 높이가 5m나 되는 신종 황제의 신공성덕비이다. 

그런데 그 비석에는 글자가 단 한 자도 새겨져 있지가 않다. 
보통 앞면에는 그 사람의 이름이나 직위를 새기고, 뒷면에는 공덕을 새긴다. 
공덕을 새기는 곳에 글자 없이 공백을 두는 것을 무자비(無字碑)라고 한다. 
그런데 신종 황제의 비에는 뒷면은 고사하고 앞면에도 이름이 새겨져 있지가 않다. 
밋밋한 돌만 말없이 서 있어서, 일명 신종 황제의 무자비(無字碑)라고 불리운다. 

무자비가 된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만력제는 1572년 10살의 나이로 황위에 올라 1620년까지 무려 48년간 재위하여 명나라 황제 가운데 통치기간이 가장 길다. 
재상인 장거정이 어린 신종 황제를 보필할 때까지는 괜찮았는데, 보위에 오른 지 10년 만에 장거정이 죽자 
정사를 돌보지 않고 향락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음주가무와 미색에 빠져 조정의 일은 전혀 돌보지 않았다. 
수천에 달한 궁녀들과 밤마다 향락으로 지새웠다. 조정의 일은 환관에게 맡겨 조정 대신을 접견하는 것조차 하지 않았다. 
사치와 방탕이 극에 달해 궁중의 기물은 거의 날마다 새 것으로 바꾸었다. 

그러면서 자신이 죽은 후 묻힐 능을 조성하는데는 온 힘을 기울였다. 
능 조성을 위해 하루에 2-3만명을 동원하다보니, 그러지 않아도 흉흉한 민심이 더욱 악화되었다. 

오랜 기간 정사를 돌보지 않고 방탕과 향락, 그리고 무리한 능 건축으로 인해 국가 재정이 파탄이 나서 명나라는 급속도로 몰락하였다. 
그가 죽고 24년이 되었을 때 명나라는 완전히 멸망하고 만다. 명나라 멸망의 결정적 역할을 만력제가 한 것이다. 
그러니 그의 비문에 단 한 글자도 적을만한 공덕이 없었던 것이다. 
만력제는 48년이라는 긴 기간 동안 나라를 다스렸지만 성덕비라는 이름이 무색하게도 적을만한 공덕이 하나도 없었다. 

그런 신종 황제의 무자비(無字碑)는 오늘을 사는 우리들에게도 교훈을 주기에 충분하다. 
“방탕한 생활로 48년 세월을 허송하고 나라를 멸망의 길로 이끈 명나라의 13대 황제 신종, 여기 잠들었다.“고 새겨 두는 것보다, 
아무 것도 기록하지 않은 무자비가 훨씬 더 강력한 메시지를 던져 주는 것 같다. 

‘호사유피 인사유명’이라는 말이 있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 말인데, 
우리가 지금 세상을 떠난다고 할 때, 우리는 어떤 이름을 남길 것인가, 신종 황제의 무자비를 보면서 깊이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 출처 : 남서울비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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